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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향)

by 성북동 도호 2021. 7. 23.

香(향)

 

 

전 저희 '어머니만의 향(냄새)'이 기억납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우리들 어머니에게서 나는 어머니만의 향이 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전 어렸을 적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렴풋하게만 기억이 나는 대요. 그 향은 그녀가 쓰던 로션에서 나는 요란스럽지 않은 '장미꽃 향'이었던 거 같습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향이 아니었기에 한참을 잊고 지내고 있던 차, 몇 해 전 길을 지나가던 중 스쳐 지나가는 한 여성에게서 '어머니의 향'이라고 생각했던 그 향을 맡아볼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 만이지만 그 향을 통해 '어머니의 향'을 기억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어머니의 이미지가 또렷이 살아났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스쳐 지나갔던 그 여인을 따라가 그 향이 어떤 제품인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듯 이란 확실히 어떠한 존재를 또렷이 기억할 수 있도록 사람의 뇌에 각인시키는 강력한 매개체임에 분명합니다.

 

모든 존재에게는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이 있습니다. 꽃에서는 개개의 꽃들만이 가지고 있는 향이 있습니다. 바다도 바다만의 향이 있고, 흙에서도 흙냄새라는 향이 있으며, 심지어 어떤 나라의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도 그 나라만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각각의 존재에게 나는 향은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그들 존재의 정체성(Identity)을 느끼게 해 줍니다.

 

질문을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심사숙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이라는 사람을 한 글자로 표현해보십시오!”라고 했을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저는 제가 오랫동안 쓰고 있는, 제 몸에서 나는 향수의 향을 맡아보게 하고, 이 향이 저라는 사람을 말한다고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이들에게만 이런 행동을 할 거라고 특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후각적인 느낌보다는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할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술의 종류들 중에 하나로 표현한다던가 아니면 자동차나 꽃들 중에 하나로 표현하던지 말이죠.

이렇듯 우리 대부분은 시각을 통해 상상 되어지는 '나'에 대한 존재(Identity)를 알리는 것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후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멋진 일일 것입니다. 왜냐면 향은 라는 사람에 대해 타인으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느끼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게 해 줄 테니까요.

 

하지만 꼭 향수가 아니어도 됩니다. 자신이 쓰는 샴푸나 스킨, 로션 심지어 섬유유연제 향을 통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쓰는 향이 여러 가지가 아니어야겠죠. 그리고 향을 선택할 때도 단순히 향이 좋아서 쓰는 것도 있겠지만, ‘나’ 라는 정체성을 담은 향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좋을 것입니다.

 

우리는 특색이 없는 사람을 가리켜서 무색무취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시각적으로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어느 누구도 특색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의 존재(Identity)를 을 통해 표현해 보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 돌아가신 어머니의 향(냄새)을 스쳐 지나가는 한 여인의 향을 통해 어머니를 생각한 것처럼, 나 아닌 다른 타인이 나와 같은 향을 쓴다 하여도, 아마 우리를 알고 있었던 누군가는 그 향을 맡는 순간 우리를 연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저에 향(香)은 무엇이냐구여? 

fresh - citron de vi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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