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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잡학 - 역사, 건축, 문화 etc.

그린벨트의 역사

by 성북동 도호 2021. 7. 12.

그린벨트의 역사

 

 

'개발 제한 구역'이라는 의미의 그린벨트는 영국에서 최초로 고안한 개념이라 합니다. 최초의 개발 제한 구역 선포는 엘리자베스 1세가 교외 지역의 빈민가가 런던 시내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문에서 3마일(약 4.82km) 이내에 건물을 신축을 못하게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는 도시 성장을 막는다는 현대식 그린벨트 개념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도시 확장 억제 개념의 그린벨트는 1898년 에버니져 하워드(Ebernezer Howard)의 저서 '미래의 정원 도시(Garden Cities of Tommorrow)에서 처음 소개됐습니다. 그의 개념은 런던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기 위해서 런던 시내 주변으로 폭 2km의 녹지를 보존하고 그 공간을 런던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였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우리나라에서는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제정할 당시에도 그린벨트 지역에 이미 지어진 집들이 있었고 농지도 있어서 아직까지도 이것이 제대로 된 '그린'이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인의 사유지가 그린벨트에 묶이다 보니 물권(物權) 거래에 있어서 제 값을 못 받는 일들이 생기고, 자기 집 또는 농지를 재건축이나 토지용도변경을 하려 해도 상당한 제약을 받습니다.

그래서 제 사견이지만 그린벨트 개념을 도입할 당시 그린벨트 내 땅과 농지를 소유한 사람들의 물권(物權)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매입하였더라면, 개인의 재산권을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의견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선거 때 득표율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화두 거리가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시작하다보니, 우리나라에서 주택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이슈가 나오는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한 차례 그린벨트를 해제한 경우가 있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도 그린벨트를 풀어서 보금자리 주택을 만들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2020년에도 주택 가격이 폭등하자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또 나오는 것입니다.

 

주택 공급을 위해서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과 그나마 남은 녹지인 그린벨트를 남겨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하지만 공익을 위해서 그린벨트 녹지를 보존하는 것은 후대를 위해서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합니다.

이들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면서 해결할 방법은 없는 지가 집값 폭등과 난개발에 처한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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